2019년 4월 19일 금요일

택배 문 앞

CJ대한통운 택배 기사님. 이름이 나랑 끝 글자만 다르고 앞 두 글자가 같은 분.

우리 아이들이 갓난아기일 때부터 쭉 그분이었고 갓난아기일 때는 문 밖에 "아기가 있으니 벨 누르지 말고 문 두드려 주세요" 이런 문구를 붙여 놨었고, 기사님은 노크를 해 주시고 꼭 택배 물건을 집 안에 신발장에까지 들어다 놓아 주셨다.

아이들이 이제 조금 커서 문구는 뗐고, 기사님은 벨을 누르시고 여전히 물건을 친절하게 직접 전달해 주셨다. 그래서 가끔 음료수라든지 빵이라든지 과일이라든지 드릴 때도 있고 그랬는데...

언제부터인가 몇 시경에 도착할 예정이고 수령방법을 정해 달라는 URL 링크가 문자 메시지로 오기 시작했다. 집에 사람이 있으니 URL 열어서 수령 장소 지정하지 않아도 될 거라 생각해서 그냥 놔뒀다가 언제 몇 번 아내가 그 시간대에 집에 없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"부재중이면 소화전이요" 또는 "부재중이면 문 앞이요"라고 URL 링크에 기재한 적이 있다. 택배 물건 크기에 따라 작은 건 소화전, 큰 건 문 앞이었지.

근데 그것 때문인지 요새는 URL 문자에 아무 응답을 하지 않아도 집에 사람이 있는데도 벨도 안 누르시고 무조건 문 앞에 두고 가신다. 그리고 나한테 문 앞에 택배 놔뒀다는 문자가 온다. 그러면 나는 곧바로 아내에게 "택배 문 앞"이라고 카카오톡을 보낸다.

부재중이면 어디요.. 라는 몇 번의 응답 때문에 이 집은 항상 부재중이라고 생각하셔서인지, 아니면 요새 뭐 사생활 보호 문제로 사람들이 문 여는 것을 꺼려서인지, 또 도둑이나 강도일 수도 있고 그런 문제 때문에 아예 그냥 모든 택배는 문 앞에 놔두고 가기로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제 그 기사님 얼굴 뵙기는 힘들게 되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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