우리 부모님도 그랬을 것이다. 결혼해서 애가 둘 있는 지금도 나만 바라보고 사시는데 – 물론 뭐 첫째 딸내미를 요샌 나보다 훨씬 좋아하는 것 같지만 – 내가 이룩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자식이 이뤄주길 바라는 마음이 나도 간절하다. 더군다나 둘째 아들 이놈이 너무 잘생기고 밝고 똑똑해 보이니 더더욱 그렇다. 나도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만도 단 한 번도 우등상을 놓친 적이 없었지. 그만큼 부모님의 기대도 컸고.
이게 보면 그런 것 같다. 내가 이룩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기대이지만 과연 내가 다시 또 지난날로 돌아간다고 해도 그것을 이뤄낼까? 난 부정한다. 여전히 똑같이 똑같은 방식으로 살았을 것 같고 지금 후회하는 일을 다시 돌아갔어도 못했을 것 같고 또 내 자식들에게 그 후회의 부정을 바랄 것 같다.
내가 직접 해내는 것은 어렵지만 남(내가 아닌 모든 존재)에게 그냥 바라는 것은 그보다 쉬우니까.
그래도 이 오로지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만 바라보고 사는 나는 계속 열심히 살아가련다. 나는 가장이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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