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08년 5월 14일 수요일

바른생활 인터넷

.. 개망나니였던 새끼가 다행히 생긴 게 좀 받쳐 주고 끼도 있고 집에 돈도 좀 있고 해서 어떻게 연예인이 되고 톱스타가 되면, 이제 어딜 가나 사람들이 다 알아보니 행동 하나하나를 조심해야 하고 어떻게 좀 하다 보니 저절로 바른생활 사나이가 되어 버린다, 되어야 한다. 하다못해 카메라가 앞에 있는 순간만큼은, 어딘가에 카메라가 있을 것 같은 순간만큼은. 에이, 씨발, 분명 여긴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모르는 일이니 일단 바르게 살자. 아, 좆 같네.. 확 내질러 버려? 근데 이거 몰래 카메라 아니야? 경규 형 어디 숨어 있는 거 아니야? 일단 wait.

이 인터넷도 마찬가지다. 아무도 안 올 것 같은 곳에 글을 쓰더라도 어딘가에 카메라가 있을 수 있다. 분명 누군가가 읽을 수 있다. 지금 이 순간 누가 읽고 있을지도 모른다. 하다못해 1년 후에라도. 그러므로 언제 내가 그런 말을 했냐는 듯이 했던 말 홀랑 지우고 입 닦지 않을 거라면 자기 글에 책임을 져야 한다. 아니지, 개뿔이 지긴 뭘 져. 그냥 왠지 져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, 착하고 예쁜 글을 써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. 카메라가 찍고 있을지도 모르니까.

아무도 안 올 것 같은 곳인데도 그럴진대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면 오죽하겠는가? 하지만 뭐 어쩔 수 없이 바른생활 사나이가 되더라도, 그래서 결국 바른생활 사나이가 되었다면 그것 또한 좋은 일 아니겠는가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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